‘온’의 네트워크 기관인 부천시일시청소년쉼터 별사탕(이하 ‘별사탕’)은 매주 금요일 저녁 부천역에서 청소년들을 만나 거리상담을 진행한다. 매주 50~60명의 청소년들이 모여드는 별사탕 거리상담 부스에서는 다양한 고민을 활동가와 이야기하며 필요에 따라 식사 제공, 생필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온의 캠페인팀은 별사탕 거리상담 부스에서 지난 6월 2일 청소년 주거권 캠페인으로 주거부스를 진행했다. 캠페인팀은 별사탕 주거부스에 앞서 청소년과의 라포를 형성하고 청소년에게 필요한 주거정보가 무엇인지 힌트를 얻기 위해 4월 14일부터 매주 금요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별사탕 거리상담 부스에서 청소년을 만났다.

거리상담을 통해 청소년을 만나는 건 청소년 수다회를 통해 안정적인 공간에서 청소년을 만나 주거와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 별사탕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요즘 주거 고민은 무엇인지, 청소년 주거권을 주제로 어떻게 말걸기를 해볼 수 있을지 떨리는 마음으로 간 별사탕에서 별사탕 활동가들과 청소년들의 환대를 받으며 어렵지 않게 부스 활동에 녹아들 수 있었다. 별사탕 부스에는 십 대 초반부터 이십 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이 온다. 연령대뿐 아니라 주거 경험과 고민도 천차만별이다. 집이 제일 편하다는 청소년부터 집에서 쫓겨났다가 얼마 전 다시 집에 들어갔다는 청소년, 가사노동의 스트레스로 집에 가기 싫다는 청소년까지 다양한 이들을 만났다.

별사탕 주거부스는 별사탕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이루어졌다. 청소년들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준비했다. 주거 부스가 있는 날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천막을 설치하고, 청소년과 주거권으로 잘 말걸기 위한 활동가 사전 교육도 진행되었다. 주거 부스의 시작은 주거유형 테스트로 시작된다. 간단한 유형 테스트를 통해 참여자들은 주거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알쓸집잡’, 사는 공간에서 겪는 인권침해 상황을 성토할 수 있는 ‘대나무숲’ 그리고 ‘집다운 집’을 꾸미는 코너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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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청소년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했던 테이블은 ‘집다운 집’ 꾸미기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집다운 집에 있어야 할 것과 없어야 할 것을 나누며 자신의 취향과 경험을 청소년들은 나눠 주었다. ‘집다운 집’에 무엇이 있어야 할지 묻는 질문이 뻔한 거 같아 재미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던 것과 달리 참여자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잔소리하는 사람’ 아이콘은 참여자들의 의견이 갈리는 것 중 하나였다. ‘잔소리’가 누군가에는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통제’로 읽히는 것 같았다. 문득,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에서 “같이 걱정해 주고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하는 것과 그건 하지 마! 하는 건 다르잖아요. 고민과 걱정을 나누는 것과 하지 마!라고 하는 건 다르다죠. 하지 마!라고 했을 때는 오히려 하고 싶어.” “라고 말했던 청소년의 말이 떠오른다. ‘집다운 집’ 꾸미기를 다 끝내고, 자신이 꾸민 집을 찍으며 집에 가서 엄마에게 보여줘야겠다고 한 청소년분이 계셨다. 그 청소년 분은 부모님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을까?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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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가정 경험이 있거나, 현재 탈가정을 고민하는 이들과는 주거정보를 공유하는 코너를 진행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진행했던 코너였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집에 대한 잡학사전’이라는 코너 이름이 무색하게 나눌 수 있는 주거정보는 너무나 빈약했다. 가족에게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을 겪고 있는 친구가 걱정되어 상담을 신청했던 참여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쉼터 정보 외에는 별 소득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새삼 청소년을 위한 주거 대안은 없다는 사실만 깨닫는다. 적절한 주거 대안이 없으니 쉼터와 친구 집, 거리를 오간다. 거리에 있을 바에는 집에 들어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지만 이들에게 집은 쉼터, 거리, 친구 집처럼 잠깐은 지낼 수 있을 곳이지 ‘내 집’은 아닌 것 같다. 20대 초반인 청소년들도 주거지원 제도는 있지만 막막함은 10대와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다. 까다로운 신청 조건, 가구단위의 자격심사, 경쟁률, 보증금과 월세 부담 등으로 진짜 신청할 수 있는 제도는 많지 않았다. 청소년 주거권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잘 준비해서 탈가정 하고 싶지만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하던 이가 기억에 남는다.

별사탕과 함께 한 주거부스는 온에게도 별사탕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별사탕 활동가들은 주거부스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과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청소년과 깊이 있게 나눠볼 수 있었다고 한다. 잘 세팅된 공간이 아닌 ‘거리’에서 청소년들과 어떻게 ‘주거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주거권이라는 딱딱한 이 단어가 청소년에게 가닿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활동이었는데 오히려 청소년 주거권이 무엇인지 청소년의 말과 고민 속에서 생생해진다. 무용지물인 주거지원 정보지만 앞에 두고 막막해하는 걸 넘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단순히 집이라는 공간만 생긴다고 청소년의 주거권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면 청소년을 위한 주거 대안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 걸까. 사회는 그동안 없는 셈 쳐왔던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청소년도 권리를 가진 한명의 시민으로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 올 하반기 온은 탈가정 청소년의 주거권을 포함한 인권상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가닿기를 바란다. 그리고 청소년을 만나는 더 많은 현장이 청소년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연대하는 공간이 되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늘 청소년의 ‘곁’이 되어주고, 온의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는 별사탕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별사탕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