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은 그동안 시설 중심으로 설계되어 온 한국사회의 청소년 보호 정책에 대해 문제제기 해왔고 이 과정에서 '탈시설'은 항상 중요한 키워드였다. 하지만 '탈시설'은 온에서도 청소년 탈시설을 막연하고 괜스레 꺼내기 어려운, 조심스런 이야기로 남아있었다. '탈시설'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쌓여가던 중 22년 하반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 키워드를 마주해보기로 했다. 청소년 주거권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단위의 이들이 만나 청소년 탈시설 운동이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함께 고민을 나누기로 한 것이다. 청소년 지원현장의 고민과 인접 운동에서 해왔던 시도를 길잡이 삼아 청소년 탈시설 언어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자 ‘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을 시작했다.
이 모임은 2022년 11월 24일부터 2023년 8월 24일까지 월1회, 총 10회로 진행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모임에서의 고민은 더 구체적인 대안을 상상하고 싶은 욕구로 이어져 9월 14일 ‘지원주택과의 만남’을 하게 되기도 했다.
1년 동안 ‘시설사회-시설화된 장소, 저항하는 몸들’, ‘래디컬헬프-돌봄과 복지제도의 근본적 전환’, ‘자립을 위한 집’ 세권의 책을 읽으며 **‘시설사회’, ‘돌봄’, ‘지원주택’을 ‘청소년’**과 연결하고 고민하며 탈시설로 향하는 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 되었다.
오늘부터 3일 동안 세 명의 활동가가 세 권의 책을 읽으며 나눈 고민을 정리해 주기도 하였다.
이제, 이 공부모임을 시작한 첫날 나누었던 기대를 공유하며, 첫번째 책 **‘시설사회와 청소년’**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자 한다.
“‘건물’, ‘기관’으로서의 탈시설을 넘어 ‘시설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청소년이 있는 모든 곳이 시설이 되기도 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청소년을 지원하는 현장이 시스템 안에서 구조적인 한계를 갖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음’의 체념을 넘어서고 싶다.”
“‘우리 기관’, ‘다른 시설’의 프레임에 갇혀 이상한 구분짓기를 안 하면서 탈시설 얘기에서의 복잡한 이야기를 다 나누고 싶었다.”
“시설이 아니면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걱정과 염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안에 각자 있는 다른 자리에서 경험과 고민을 나누면서 우리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다.”
“정책적으로는 너무 당연하다 생각하는데, 삶의 현장에서 상상하기 어렵다. 현실적 지원을 상상하고 싶다.”
“청소년 주거권 운동에서의 탈시설은 무엇인지, 우리의 입장을 잘 정리해서 세상과 함께 얘기 나누고 싶다.”
(2022년 11월, ‘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 첫 시간에서)

2022년 11월, 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을 제안하며..
[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 BOOK1]
우리는 세번의 모임을 통해 <시설사회>를 읽고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장애운동의 주요 이슈는 ‘성과 재생산, 의존과 돌봄, 탈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시설의 다양한 관계성을 드러내며 시설의 형태와 관점, 한계를 담아 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함께 살펴보며 우리도 청소년 주거권에 시설사회의 담론을 적용시켜 보았습니다.